척박한 제주에서 수년간 계곡물을 끌어오는 토목공사를 벌인 끝에 광활한 논을 만들어낸 조선 후기 민간 주도 관개수로 개척자 '곤밥하르방'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 발간됐다.
일간지 기자와 월간지 편집장 출신인 강민철은 최근 김광종 선생(1792~1879)의 5세손인 김창희 씨와 함께 책 '김광종 곤밥하르방'(컬처플러스)를 펴냈다.?
이 책은 밭농사가 위주였던 제주에서 전 재산을 쏟아부어 논을 만든 뒤 주민들이 '곤밥'(쌀밥을 뜻하는 제주어)을 먹을 수 있도록 한 김광종 선생에 대한 다큐멘터리 성격의 도서다.
책에 따르면 '제주 최초 민간 주도 관개수로 개척자'라는 부제처럼 김광종은 1832년부터 1841년까지 약 10년간 안덕면 화순리 일대 1만여 평의 농지를주식신문
조성했다.
그는 화순리 황개천 근처 '세오래왓'에 움막을 지어 살면서 암벽을 깎고 바위를 뚫어낸 끝에 약 1km에 달하는 관개수로를 완공하고 창고천의 물을 끌어들였다.?
덕분에 곤밥을 지을 수 있었던 사람들은 그를 '논하르방', '곤밥하르방'이라고 부른다.
1938년 5월, 답주들과 후손들은 화순리 도ELS추천
채비빌레 동산에 그의 공덕으로 인해 향그러운 쌀을 먹을 수 있게 돼 감사하다는 내용의 '김해김광종영세불망비'를 세우기도 했다.?
현재 화순리의 논은 1970년대 남제주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토지 수용으로 대부분 사라졌고 이후 남아있던 논도 1990년부터 폐답이 시작, 2010년 무렵 모두 사라졌다.?
책을 기획한 김광종 온라인야마토
선생의 5세손인 김창희 전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은 "누군가는 할아버님에 대한 이야기를 남겨야 한다는 생각에 오랜 고민 끝에 책으로 펴내기로 했다"며 "관개수로 개척 이야기를 기록으로 전하려는 후손의 소박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저자인 강민철은 "주변의 온갖 비웃음과 조롱을 무릅쓰고 불굴의 의지와 집념으로 관개수로를 완공한 덕분에 제주 사람엔스탁
들이 제사상에 '메'를 올리고 '곤밥'을 먹을 수 있게 됐다"며 "이웃을 생각한 그의 개척과 애민 정신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컬처플러스, 176쪽, 1만5000원.